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다시 한 번 커리어의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지난주 독일과의 UEFA 네이션스리그 준결승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A매치 포함 통산 937번째 골을 기록한 그는, 이제 통산 1,000골이라는 전대미문의 기록까지 단 63골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시간이다. 그는 어느덧 만 40세가 되었고, 현 소속팀 알나스르와의 계약은 7월 만료된다. 사우디 생활을 연장할 가능성은 점차 희박해지고 있으며, 그가 어디서 남은 골을 채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FootballTransfers는 호날두가 목표 달성을 위해 고려할 수 있는 다섯 개의 현실적인 이적지를 분석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세 번째 복귀, 이번엔 다를까?
호날두는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맨유에서, 그리고 2021년부터 2022년까지 두 차례 올드 트래포드를 누볐다. 특히 두 번째 복귀는 큰 기대를 모았지만,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체제와의 전술적 충돌로 인해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현재 맨유는 루벤 아모림 감독을 새로 선임하며 전술 재정비에 나섰고, 팀에는 마테우스 쿠냐와 브라이언 음베우모 등 활동량이 풍부한 공격 자원들도 거론되고 있다. 만약 이들이 전방 압박과 드리블을 책임진다면, 호날두는 박스 안에서 골 결정력에 집중하는 ‘포처’ 역할에만 전념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의 막강한 미디어 노출 또한 호날두의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는 데 긍정적이다.
알힐랄 – 사우디에서의 마지막 불꽃?
알나스르에서 2년 반을 보낸 호날두에게 있어 사우디 내 유일한 대안은 라이벌 알힐랄이다. 루벤 네베스,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 등이 중원을 구성하는 알힐랄은 알나스르보다 전력적으로 한 수 위이며, 2025년 AFC 챔피언스리그와 클럽 월드컵 출전을 노리는 팀이다.
만약 호날두가 사우디에서 마지막 불꽃을 원한다면, 알힐랄은 가장 유력한 선택지 중 하나다. 팀의 전방을 책임질 확실한 스트라이커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스포르팅 CP – 진정한 ‘홈커밍’
호날두가 고향으로 돌아간다면, 그가 처음 유럽 무대에 데뷔했던 포르투갈의 스포르팅 CP가 최적지다. 마치 한 소년이 전설이 되어 돌아오는 서사처럼, 스포르팅은 빅토르 예켈레스를 이적시킬 가능성이 높아 호날두가 곧장 주전 스트라이커로 투입될 수 있다.
게다가 스포르팅은 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출전할 예정이어서, 호날두는 UCL 통산 최다골 기록을 더 늘릴 기회도 얻게 된다. 정서적 상징성과 실리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선택지다.
첼시 – 실속 없는 대형 영입보다 ‘진짜 골잡이’?
첼시는 리암 델랩과 우고 에키티케 등 젊은 공격수들을 영입해왔지만, 정작 프리미어리그에서 충분한 골을 넣은 선수는 없다. 이에 팬들 사이에서는 “937골 넣은 선수를 왜 외면하느냐”는 농담 섞인 비판도 나온다.
콜 팔머와 같은 창의적인 2선 자원이 다수 포진한 첼시 공격진에 호날두가 합류할 경우, 팔머의 어시스트 수가 티에리 앙리의 프리미어리그 시즌 최다 기록을 넘을 것이라는 장난스러운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첼시가 정말로 ‘어썸’을 원한다면, 호날두는 단기적으로 최고의 해결사이자 흥행 카드가 될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 – 마지막 무대, 그리고 숙원?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 복귀는 팬들 사이에서 꾸준히 언급돼 왔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음바페, 벨링엄 등 세계 최고의 스타들이 모인 이 팀에 호날두가 합류한다면, 전술적으로는 혼란이 불가피하겠지만, 상징성과 흥행 면에서는 그 어떤 영입보다 압도적이다.
다만 문제는 출전 시간이다. 현재 레알은 안테 부디미르 영입을 고려하고 있으며, 호날두가 제한된 출전 시간 속에서 63골을 더 넣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커리어 트로피는 늘어날 수 있겠지만, 개인 목표인 ‘1,000골’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기타: 클럽 월드컵 출전 위한 단기 계약?
FIFA 회장 지아니 인판티노는 최근 호날두가 2025 클럽 월드컵에 참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발언 이후, 호날두가 단기 계약으로 대회에 참가할 클럽으로는 보타포구, 플라멩구, 팔메이라스(브라질), 알 아흘리(이집트), 와이다드 카사블랑카(모로코) 등도 거론되고 있다.
특히 북아프리카 지역에서의 폭발적인 인기와 클럽 월드컵 참가 가능성은 호날두에게 짧지만 효과적인 이적지가 될 수 있다.
결론: ‘1,000골’이라는 마지막 여정
호날두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수많은 기록을 세웠고, 이제는 축구 역사상 전례 없는 ‘1,000골’이라는 이정표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단순한 커리어 마무리를 넘어서, 이 마지막 여정이 그의 유산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를 결정지을 것이다. 남은 선택지는 많지 않다. 하지만 단 하나의 무대라도, 그의 전설을 완성시키기엔 충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