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벤 아모림이 다음 시즌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본인이 스스로 사퇴 의사를 내비쳤음에도 구단은 그를 유임시킬 방침이다.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같은 성적표를 받고도 대부분의 감독은 이미 짐을 쌌을 것이다. 아모림이 운 좋은 것인지, 아니면 맨유가 더 이상 기준을 잃어버린 것인지. 여기, 왜 아모림이 경질되어야 마땅한지에 대한 10가지 명백한 이유가 있다.
1. 통계적으로 ‘최악’의 감독
루벤 아모림의 현재 승률은 36.59%. 이는 1927년 허버트 햄릿 이후 최악이며, 프리미어리그 기준으로는 무려 0.92 포인트/경기라는 암울한 성적이다. 이는 38경기 기준으로 승점 35점도 되지 않으며, 21세기 들어 11번의 시즌에서 강등에 해당하는 수치다.
2. 스스로도 인정한 ‘역사상 최악’
“아마 맨유 역사상 최악의 팀일지도 모르겠다.” 아모림 본인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솔직함은 좋지만, 이 정도로 팀 상태를 직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아무런 반등이 없다는 점은 치명적이다. 무리뉴의 투지, 반 할의 조직력, 솔샤르의 혼돈조차 지금의 무색무취보다는 나았다.
3. 철학이 보이지 않는다
6개월이 지나도록 팀이 어떤 축구를 하려는지조차 불분명하다. 3-4-3 포메이션은 보이지만, 점유율 지향인지, 압박 스타일은 무엇인지, 수비 라인은 얼마나 높은지, 측면 수비수의 역할은 무엇인지. 아무것도 명확하지 않다. 이건 전술이 아니라 혼란이다.
4. 고집불통
스포르팅에서 성공한 시스템을 맨유에 그대로 적용하려는 집착. 그런데 안 된다. 절대 안 된다. 펩도 진화했고, 아르테타도 적응했고, 아르네 슬롯은 매 경기 변화시켰다. 아모림은 고치질 않는다.
5. 선수들을 전혀 활용 못함
선수단이 완벽하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그들을 자신의 시스템에 맞게 조율하는 건 감독의 몫이다. 그런데 아모림은 ‘내 시스템에 맞지 않는다’며 줄줄이 선수들을 외면하고, 결국 그 선수들은 다른 팀에 가서 잘한다. 안토니, 래시포드가 그 예다. 문제는 선수들이 아니라 감독일 수도 있다.
6. 시스템 맞춤 영입 요구 = 막대한 지출
아모림은 현재 선수단 90%가 자신의 전술에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 말은 곧 선수단 전면 개편, 즉 수백억 규모의 영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미 텐 하흐에게 2억 파운드를 썼던 구단이 다시 똑같은 실패를 반복해야 하는가? 합리적인 선택은 오히려 감독 교체다.
7. 우승 경험 ‘제로’
텐 하흐조차 FA컵 하나는 들었다. 아모림은 그것도 없다. 결정적인 유로파리그 결승에서도 졸전을 펼치며 토트넘에 패했다. 경기력도 없고, 결과도 없다.
8. 대안은 있다
현재 감독 시장엔 공석인 수준급 지도자들이 여럿 있다. 샤비, 마르코 로제, 알레그리, 테어지치 등. 물론 이들이 맨유의 ‘불타는 쓰레기통’ 같은 상황에 오고 싶어 할지는 미지수지만, 선택지가 없는 건 아니다.
9. ‘비매물’ 자산의 유출 위험
가르나초, 호일룬, 메이누는 한때 맨유의 미래로 여겨졌고, 팬들은 그들을 ‘언터쳐블’로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이적이 유력하다. 이유는 단순한 PSR이 아니라, 아모림이 그들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유망주를 키우지 못하는 감독이 있는 클럽에서 자산 가치는 자라지 않는다.
10. 보상금도 필요 없다
그리고 마지막. 아모림은 직접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위약금 없이도 떠날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결단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루벤 아모림은 좋은 감독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이 클럽, 이 시점, 이 선수단과는 완전히 어긋나 있다. 그의 철학은 너무 복잡하고, 융통성은 없으며, 결과는 형편없다. 이 이상 더 미룰 이유는 없다.
그를 떠나보내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진짜 맨유로 돌아가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