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5 시즌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있어 역대급으로 암울한 시즌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 시즌 리그 8위를 기록하며 위기의 신호를 보냈던 에릭 텐 하흐 감독 체제는 올 시즌 16위로 추락하며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유럽 대항전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기현상과는 대조적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혼란과 무기력이 뒤섞인 경기력만을 보여줬다. 랫클리프와 글레이저가 구단의 지휘봉을 쥔 이상 근본적인 개혁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팬들의 냉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지 매체들과 팬 커뮤니티에서는 ‘정리 대상 선수’ 명단이 본격적으로 회자되기 시작했다.
다음은 올 여름 맨유가 과감히 정리해야 할 선수 9인에 대한 분석이다.
1. 루크 쇼 (Luke Shaw)
2014년 사우샘프턴에서 유망주로 입단한 이후 어느덧 11년째 맨유에 몸담고 있는 쇼는, 오랜 재활과 몇 시즌 간의 반짝 활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믿을 수 없는’ 풀백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수차례의 부상과 기복 있는 경기력은 맨유의 장기적인 프로젝트에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안타깝지만, 작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2. 조니 에반스 (Jonny Evans)
2023년 1년 계약으로 깜짝 복귀한 베테랑 수비수. 현장 경험을 더해줄 로커룸 리더로 기대됐지만, 실제로는 경기력보다 ‘클럽 내 분위기 메이커’ 역할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내년 시즌 스쿼드 내 자리 마련도 어렵고, 재계약 가능성도 희박하다.
3. 빅토르 린델로프 (Victor Lindelöf)
냉정히 보면 맨유 커리어 동안 평균 이상의 활약은 해왔다. 다만, 구단이 추구하는 ‘리빌딩’에 있어 핵심 자원은 아니다. 세리에A나 라리가 중위권 팀으로 이적한다면 남은 커리어를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4. 디오고 달로 (Diogo Dalot)
2022-23 시즌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이며 주전으로 자리매김했으나, 올 시즌 급격한 하락세를 탔다. 특히 수비 시 집중력 부족과 포지셔닝 실수는 뼈아프다. 여전히 젊고 기술적인 장점이 있으나, 3,500~4,000만 파운드의 제안이 온다면 망설이지 말고 매각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5. 크리스티안 에릭센 (Christian Eriksen)
합류 첫 해에는 중원에서 놀라운 안정감을 선사했지만, 지금은 경기 템포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련한 백업 자원일 뿐이다. 계약 종료 후 자유계약으로 떠나 마지막 커리어를 덴마크 리그나 메이저리그사커(MLS) 등지에서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6. 제이든 산초 (Jadon Sancho)
이적 당시 엄청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맨유에서의 커리어는 부진과 논란으로 점철됐다. 텐 하흐와의 갈등으로 시즌 중반 도르트문트로 임대를 떠났고, 향후 미래 역시 팀에 없을 가능성이 높다. 완전 이적이 어렵다면 또 한 번의 임대 후 부분 임금 부담 방식의 매각이 현실적이다.
7. 마커스 래시포드 (Marcus Rashford)
유소년 시절부터 맨유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래시포드도 이제는 ‘새로운 시작’이 필요한 시점에 도달했다. 공격포인트 기복과 경기 내 소극적 플레이는 점점 팬들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 높은 주급과 함께 그를 원하는 빅클럽이 있다면, 구단과 선수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
8. 안토니 (Antony)
아약스 시절 텐 하흐의 총애를 받으며 무려 8,600만 파운드에 영입된 브라질 윙어는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지 못한 대표 사례가 되었다. 좁은 공간에서의 돌파력은 보여주지만, 결정력과 시야, 팀플레이 모두에서 부족함을 드러냈다. 스페인 무대가 더 어울린다는 평가가 많은 가운데, 레알 베티스 혹은 발렌시아 등으로의 이적설이 제기되고 있다.
9. 라스무스 호일룬 (Rasmus Højlund)
젊고 피지컬 좋은 스트라이커이지만, 아직 EPL에서 매 경기 골을 기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일각에선 비판이 가혹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공격의 무게감을 감당하기엔 경험이 부족하다. 이탈리아 무대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세리에A 복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결론
단순히 선수 몇 명의 실력 부족을 넘어, 지금의 맨유는 구조적인 개편이 시급하다. 선수단의 주급 체계부터 비효율적인 영입 전략, 코칭 스태프와 프런트 라인의 정체성 부재까지 전방위적인 개혁 없이는 다시금 중위권으로 추락할 위험이 크다. 올 여름은 단순한 ‘스쿼드 정리’ 그 이상이어야 한다. 이제는 성과 없는 유명세보다, 헌신과 책임감을 가진 선수들로 팀을 다시 세워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