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맨시티는 지난 시즌 우승팀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5연패의 늪에 빠졌고, 이제는 그 이유를 한번 짚어봐야할 때다. 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를 5가지로 정리해봤다.
1. 로드리의 부상
가장 눈에 띄는 이유는 바로 로드리의 부재다. 숫자가 이를 확실히 증명한다. 로드리가 뛸 때 맨체스터 시티는 거의 패하지 않지만, 그가 없을 때는 패배가 빈번하다. 그는 9월부터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이번 시즌 남은 경기에서도 복귀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단순히 “로드리는 축구를 정말 잘하지?”라고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펩 과르디올라와 그의 팀은 이 공백을 최소화할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맨시티의 시즌은 빠르게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로서는, 일카이 귄도안을 임시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해 그의 ‘지시 역할’을 시도하는 것이 효과가 없다는 점이 명확하다. 귄도안이 필드에서 동료들에게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상대를 가리키며 위치를 지적하는 모습은 창의적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위협을 막아내는 데는 부족해 보인다. 이젠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어느 팀이든 중요한 핵심 선수가 없을 때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아스널이 최근 몇 주 동안 마르틴 외데고르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얼마나 다른 모습을 보였는지 떠올려 보라.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처럼 강력하고 성공적인 클럽이 특정 선수 한 명의 부재로 이렇게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충격적이다.
2. 루벤 디아스와 기타 부상 문제
루벤 디아스의 부재는 맨시티의 또 다른 큰 골칫거리다. 주말 토트넘전에서 보여준 끔찍한 경기력을 고려할 때, 로드리의 공백조차도 디아스의 부재만큼 치명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로드리가 없는 상황에서도 아스널전 이후 몇 차례는 간신히 결과를 만들어내긴 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설득력 있는 경기를 펼친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팀이 완전히 무너진 시점은 바로 디아스, 즉 맨시티 최고의 수비수가 빠진 시점과 일치한다.
디아스가 맨시티에서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169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단 한 번도 4실점을 기록한 적이 없다. 그러나 그의 부재 속에서 맨시티는 단 4경기 만에 두 번이나 4골을 내줬다. 나머지 두 경기에서도 수비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신뢰를 주지 못했다.
게다가 케빈 더 브라위너, 나단 아케, 필 포든, 잭 그릴리시 등 주요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팀을 이탈하는 상황까지 겹쳤다. 펩 과르디올라는 의도적으로 소규모 스쿼드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지금의 맨시티는 그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모든 팀이 부상 문제를 겪지만, 디아스, 로드리, 더 브라위너의 동시 부재는 팀의 ‘척추’가 빠져나간 상황이나 다름없다. 이런 손실은 단순한 어려움 이상으로 팀에 타격을 주고 있다.
3. 베테랑과 신예의 불균형
맨시티의 현재 문제는 단순히 부상 때문만이 아니라, 스쿼드 구성 자체에 있다고 봐야 한다. 평균 연령 27.8세는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이는 속임수 같은 숫자다. 맨시티에는 선수들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23세에서 29세 사이의 선수들이 너무 적다. 특히 로드리와 디아스를 이 그룹에서 빼면 그 부족함이 더 두드러진다.
물론 엘링 홀란드와 필 포든이 각각 24세로 이 연령대에 속하지만, 이들 역시 최근에는 자신들의 놀라운 최고 수준에 비해 고전하고 있다.
문제는 스쿼드의 나머지 핵심 선수들이 지나치게 나이가 많거나 지나치게 젊다는 점이다. 베테랑으로는 케빈 더 브라위너(33세), 일카이 귄도안과 카일 워커(34세), 베르나르두 실바, 존 스톤스, 마테오 코바치치(모두 30세)가 있다.
반면, 팀은 요슈코 그바르디올, 리코 루이스, 사비뉴 같은 젊은 선수들에게 과도한 책임과 기대를 부여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지만, 이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젊은 선수들과 노련한 베테랑만 많고 그 사이의 균형이 부족한 문제는 동네 크리켓 팀을 운영해본 사람이라면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국가 최강의 축구 클럽으로 불리는 맨시티가 겪고 있는 현실이라는 점은 다소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4. 과부하
돌이켜 보면, 어쩌면 이런 상황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번 시즌이 처음부터 이상하고 예측 불가능한 시즌이 될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맨시티의 성공은 철저히 치밀하고 일정한 패턴에 기반해 왔기 때문에, 이런 변칙적인 상황은 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간 국제 축구 일정이 코로나19로 연기된 2020 대회와 2022 겨울 월드컵의 여파로 꽉 찼다는 점도 문제다. 이 모든 일정이 언젠가는 선수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었다. 맨시티는 다음 두 가지 이유로 이런 과부하에 특히 취약한 상황이었다.
a) 그들의 많은 선수들이 국제 경기에서 활약할 수밖에 없는 수준 높은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고,
b) 펩 과르디올라가 선호하는 소규모 스쿼드 유지 방식 때문이다.
이미 맨시티 선수 9명이 이번 시즌에만 클럽 경기에서 1000분 이상의 출전 시간을 기록했다. 루벤 디아스는 부상으로 1000분을 채우기 4분 전 나가야 했고, 귄도안도 비슷한 수준의 출전 시간을 기록 중이었다.
결론적으로 맨시티는 단순히 지친 팀일 가능성이 크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그들의 체력과 에너지가 바닥난 상태일지 모른다.
5. 토트넘과 두 번 맞붙은 불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 맨체스터 시티의 5연패 중 40%가 토트넘을 상대로 나왔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 그리고 토트넘은 축구계에서 가장 멍청하지만 동시에 가장 뛰어난 팀 중 하나로, 특히 맨시티에게는 ‘크립토나이트’ 같은 존재다.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이후 맨시티는 토트넘과 22번 맞붙었는데, 이 중 토트넘이 9승을 거뒀고, 3번을 비겼으며, 맨시티는 10번 승리했다. 하지만 두 팀의 상대적 성공을 고려하면 이 기록은 터무니없이 평등해 보인다. 맨시티는 이 기간 동안 거의 모든 트로피를 휩쓸었지만, 토트넘은 아무것도 차지하지 못했다.
더구나 맨시티의 10승 중 하나는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4-3으로 승리한 경기인데, 그 경기조차도 실제로는 패배에 가까운 기분을 남긴 경기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의 팀에게 있어 토트넘은 부진한 폼에서 벗어날 수 있는 완벽한 상대다. 하지만 맨시티에게는 정반대다. 현재 시대 최고의 성공적인 팀으로 불리는 맨시티조차도 토트넘을 만나는 건 고역이다. 차라리 누구와도 붙을 준비가 되어 있었을지언정, 토트넘만큼은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는 이 현상을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이 사실이라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