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텐 하흐의 명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실망스러운 임기 끝에 크게 손상됐다. 초기에는 긍정적인 출발을 보였지만, 그는 결국 알렉스 퍼거슨 시대 이후의 저주에 굴복하며 경질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치달았다. 텐 하흐의 해임은 수개월 동안 예상된 결과였으며, 언론과 축구 전문가들의 비판도 그를 끊임없이 압박했다.
현재로선 텐 하흐가 축구계에서 잠시 물러나 휴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남부 스페인 해변에서 피나 콜라다를 마시며 일광욕을 즐기는 것이 곧바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결국 축구계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고, 복귀 후 이끌 만한 클럽들이 벌써부터 거론되고 있다.
다음은 텐 하흐가 재도전을 고려할 수 있는 유력한 차기 행선지들을 순위별로 정리한 목록이다.
6. 바이에른 뮌헨
바이에른 뮌헨은 최근 여름 빈센트 콤파니를 새 감독으로 임명했지만, 텐 하흐가 추후 그들의 고려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물론, 텐 하흐가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으로 적합한지는 의문이다. 현재로선 그가 당장 바이에른을 이끌 감독 후보로 주목받지 않지만, 만약 콤파니가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경질된다면, 텐 하흐는 그 틈을 타 재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텐 하흐는 이미 바이에른 뮌헨 2군을 지휘하며 뛰어난 성과를 거둔 경험이 있으며, 이는 구단 내부에서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지난 시즌 토마스 투헬의 후임 후보군에 그의 이름이 거론된 바 있어, 뮌헨과 인연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았다.
바이에른이 당장 텐 하흐를 필요로 하지는 않겠지만, 상황에 따라 다시 그를 고용할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다. 과거의 경험과 관계가 바탕이 되어, 콤파니가 예상보다 빨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면 뮌헨은 텐 하흐를 재고할 수 있을 것이다.
5.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에릭 텐 하흐가 잉글랜드에 남을 가능성은 없을까?
흥미롭게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텐 하흐의 경질을 결정지은 팀은 다름 아닌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였다. 그들의 2-1 승리가 텐 하흐 해임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웨스트햄 역시 이번 시즌 기대 이하의 출발을 보였으며, 훌렌 로페테기 체제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로페테기는 현재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경질 가능성이 높은 감독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렇다면 웨스트햄이 왜 텐 하흐를 선택할까? 웨스트햄은 텐 하흐의 경험과 전술적 능력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현재 웨스트햄의 선수단은 텐 하흐의 축구 스타일과 잘 맞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는 단순한 가상의 시나리오일 뿐이지만, 완전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 로페테기의 경질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텐 하흐가 웨스트햄의 새로운 감독 후보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모국 대표팀을 이끄는 것을 꿈꾼다. 현재 로날드 쿠만이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직을 맡고 있지만, 바르셀로나 출신의 이 감독도 유로 2024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더라도 경질 가능성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네덜란드 대표팀은 최근 몇 년간 프랑크 데 부어, 루이 판 할, 딕 아드보카트와 같은 인물들이 이끌어 왔다. 텐 하흐의 경력과 명성은 이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으며, 그가 미래에 이 직책을 맡는 것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물론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이 되는 것이 텐 하흐에게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일은 아닐 것이다. 대표팀 감독은 항상 언론과 팬들의 엄격한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압박감에도 불구하고, 텐 하흐가 언젠가 이 기회를 받아들이고 싶어할 가능성은 크다.
3.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이번 시즌 누리 샤힌(Nuri Sahin) 감독 체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에서는 에딘 테르지치(Edin Terzic)의 경질이 지나치게 가혹했다고 평가했다. 테르지치 감독은 지난 시즌 도르트문트를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려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경험이 부족한 샤힌으로 교체되었다. 그러나 샤힌의 부임 초반 성적은 순탄치 않다.
도르트문트는 이미 아우크스부르크와 우니온 베를린에 패했으며, 슈투트가르트와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는 각각 5실점을 허용하며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부진한 수비력이 문제로 떠오르며 샤힌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고, 구단은 그를 조기에 경질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만약 샤힌이 떠난다면, 도르트문트는 빠르게 후임자를 찾아야 한다. 이 시점에서 텐 하흐는 빅 클럽을 지휘한 경험이 있는 몇 안 되는 유능한 감독 중 하나로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아약스 시절 보여준 지도력과 전술적 역량은 도르트문트가 필요로 하는 요소와 부합한다.
심지어 단기 계약이라 하더라도 텐 하흐는 도르트문트의 구원투수로 고려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도르트문트가 다시 경쟁력을 회복할 가능성이 생길 것이다.
2. 볼프스부르크
볼프스부르크는 2023/24 시즌 동안 부진한 성적을 이어갔고, 랄프 하센휘틀이 지난 3월 니코 코바치를 대신해 감독직을 맡았지만 성과를 크게 개선하지 못했다. 2024/25 시즌도 실망스러운 출발을 보이며, 하센휘틀에 대한 경질 압박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볼프스부르크가 하센휘틀을 경질하게 된다면, 에릭 텐 하흐는 독일 축구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감독 후보로 매력적인 인물이 될 수 있다. 텐 하흐는 과거 바이에른 뮌헨 2군을 지휘하며 독일 무대에서의 경험을 쌓았고, 이는 볼프스부르크가 그를 영입하는 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볼프스부르크는 2008/09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한 바 있지만, 현재의 기대치는 상대적으로 낮다. 텐 하흐는 이러한 클럽에서 부담 없이 명성을 회복할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며, 성적 개선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는 데 집중할 수 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의 실패 이후 텐 하흐에게는 볼프스부르크와 같은 중위권 클럽이 재도약을 위한 이상적인 무대가 될 수 있다. 이는 그가 빠른 성과를 통해 지도력을 입증하고, 이후 더 큰 무대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가능성이 있다.
1. 아약스
가장 자연스러운 에릭 텐 하흐의 차기 행선지는 그의 고향이자 명성을 쌓았던 아약스로의 복귀다. 그는 아약스에서 에레디비시 우승 3회를 이끌었으며, 구단을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진출시키며 인상적인 업적을 남겼다. 텐 하흐가 이끌던 젊고 역동적인 팀은 결승 진출까지 단 몇 초를 남겨두고 아쉽게 탈락했다.
아약스에서 4년간 감독직을 수행했던 텐 하흐는 현재 구단이 겪고 있는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약스는 지난 시즌 에레디비시 5위로 마감하며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뒀고, KNVB컵에서는 아마추어 팀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현재 프란체스코 파리올리(Francesco Farioli)가 2024/25 시즌을 앞두고 아약스의 지휘봉을 잡고 있지만, 만약 성적이 악화되기 시작한다면 그에 대한 압박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텐 하흐는 대기 상태로 남아 있으며, 파리올리가 흔들릴 경우 복귀 가능성이 대두될 수 있다.
아약스로 복귀하는 것은 텐 하흐가 자신감을 회복하고 경력을 재정비하는 완벽한 기회가 될 것이다. 그는 익숙한 환경에서 팀을 다시 정상 궤도로 돌려놓으며 명성을 되찾을 수 있고, 아약스 역시 그와 함께 재도약을 꿈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