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부진과 거짓된 희망에 지친 INEOS가 결국 에릭 텐 하흐 체제에 마침표를 찍었다. 일요일 웨스트햄과의 1-2 패배가 결정적이었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프리미어리그 14위로 추락했고 유로파리그에서도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채 불안한 출발을 했다.
새 구단주들은 올여름 텐 하흐와 결별을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2024/25 시즌을 그에게 맡기는 쪽을 선택했다. 그러나 감독직 유지가 끊임없는 압박 속에서 이루어졌고, 텐 하흐는 언제나 경질 위기에 놓여 있었다.
올드 트래포드의 지휘봉을 잡을 차기 감독에게는 큰 용기와 강한 자신감이 요구된다. 텐 하흐의 후임 자리에 오를 후보군은 누구인지 90min이 정리한 순위를 살펴보자.
5.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가레스 사우스게이트는 오래전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지속적으로 연결돼 온 인물이다.
올여름 에릭 텐 하흐의 후임으로 유력 후보로 거론되었고,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직을 이어받은 토마스 투헬과 함께 후보 명단에 포함되었다. 북메이커들 역시 맨유가 사우스게이트를 선택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하지만 그는 2009년 미들즈브러에서의 실망스러운 감독 생활 이후 클럽 수준의 감독직을 맡지 않았다.
사우스게이트는 잉글랜드 대표팀을 8년간 성공적으로 이끌며 팀 내 화합을 다지는 데 탁월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의 전술적 한계는 클럽 축구 무대에서 냉혹하게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INEOS는 사우스게이트가 부진한 선수단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팀을 재정비하는 데 적합한 인물로 보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의 최정상급 감독들과 경쟁하는 것이 그에게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유나이티드가 사우스게이트를 선택한다면, 팬들 사이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그는 분명 좋은 인물로 평가받지만, 유나이티드 팬들이 바라는 수준의 감독은 아닐 수 있다.
4. 루드 판 니스텔로이
루드 판 니스텔로이는 올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합류해 텐 하흐의 수석 코치로 활동했으며, 텐 하흐 경질 이후 임시 감독을 맡게 됐다.
맨유는 판 니스텔로이에게 일종의 ‘오디션’ 기회를 제공하게 됐으며, 조제 무리뉴 이후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임시 감독직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낸 뒤 정식 감독으로 임명됐던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솔샤르와 마찬가지로 판 니스텔로이도 최상위 수준의 감독 경력은 많지 않다. 그러나 그는 2022/23 시즌 대부분을 PSV 에인트호번에서 지휘하며 두 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청소년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내부적인 지원 부족으로 시즌 막바지에 PSV를 떠나야 했다.
판 니스텔로이는 PSV에서 보여준 유망주 육성 능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맨유의 몇몇 선수, 특히 라스무스 회이룬드가 새 임시 감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클럽 내부에서는 판 니스텔로이가 드레싱룸에서 확실한 존경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올드 트래포드의 팬들 역시 과거의 레전드 공격수에게 열광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장기적인 감독직 적합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다.
그가 임시 감독으로서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에 따라 맨유의 향후 결정이 달라질 전망이다.
3. 사비 에르난데스
사비 에르난데스는 2023/24 시즌이 끝난 뒤 바르셀로나 감독직에서 물러나 현재 자유의 몸이다. 그는 바르사에서 재임 기간 동안 끊임없이 ‘엔토르노(entorno, 외부 환경)’ 문제를 지적했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는 이와 유사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사비는 2022/23 시즌 라리가 우승을 이끌었지만, 전체적으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팀을 맡는 동안 일부 전술적 성과를 냈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의 감독 스타일이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본다.
유나이티드는 텐 하흐의 후임으로 모든 경기 단계에서 지배력을 발휘하며 팬들을 즐겁게 하는 축구를 펼칠 수 있는 감독을 원하고 있다. 바르사 감독으로 취임할 당시 사비는 그러한 축구 철학을 구현할 적임자로 기대됐으나, 실제로는 보다 실용적인 접근법을 택하는 감독임이 드러났다. 그의 팀은 볼 점유율을 위한 점유율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수비 조직력만큼은 바르사의 리그 우승 시즌에서 빛을 발휘했다.
사비는 전술적 일관성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 있는 감독임에는 분명하지만, 그가 바르셀로나를 떠난 이유와 비슷한 문제가 산재한 맨유에서 이 힘든 직책을 수락할 의지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2. 루벤 아모림
루벤 아모림은 최근 몇 년간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관심을 꾸준히 받아온 인물이다. 그는 한때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후임 후보로 거론되었으며, 지난 4월에는 웨스트햄의 제안을 거절하기도 했다.
아모림은 스포르팅 CP를 이끌며 엄청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는 2023/24 시즌에 4년 만에 두 번째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스포르팅을 포르투갈의 지배적인 팀으로 재건하는 중이다. 이번 시즌 또한 스포르팅은 훌륭한 출발을 보여주며 강력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3-4-3 포메이션을 선호하며, 그의 팀은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아모림의 전술에는 실용적인 면도 존재하지만, 빌드업 과정에서 탁월한 효율성을 자랑하며 세 구역(수비, 중원, 공격)을 거쳐 공격을 전개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올드 트래포드에 그의 매력적인 카리스마와 직선적인 축구 스타일이 더해진다면 맨유가 다시 활기를 되찾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아모림이 포르투갈 리그를 넘어설 정도의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며, 빅클럽 이적은 시간 문제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1. 율리안 나겔스만
율리안 나겔스만은 현재 독일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다. 2023년 바이에른 뮌헨에서 갑작스럽게 경질된 이후 클럽 무대에서 잠시 물러나 국제 무대에서 활동 중이다.
나겔스만은 부진했던 독일 대표팀을 맡아 팀을 재정비하며 다시금 세계 최강을 목표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의 전술적 역량은 이미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선수단 관리 측면에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바이에른과 독일 대표팀에서의 경험은 분명 그의 경력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자산이 될 것이다.
INEOS는 맨유 감독 후보로 나겔스만을 진지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이름은 팬들 사이에서 ‘감각적인 선택’으로 불리며, 많은 이들이 그를 이상적인 감독 후보로 평가하고 있다.
나겔스만은 공격적이고 화끈한 전술과 열정적인 리더십을 갖춘 감독이다. 그의 축구 스타일은 올드 트래포드의 스트렛퍼드 엔드의 열광적인 팬들과도 잘 어울릴 것으로 보인다. 37세의 젊은 나이에 이미 빅클럽 경험과 국제 무대의 지휘 경험을 갖춘 그는 맨유의 재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손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