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트 레노는 독일 비티히하임-비싱엔에서 태어나 SV 게르마니아 비티히하임을 거쳐 11세에 VfB 슈투트가르트 아카데미에 합류한 골키퍼다. 슈투트가르트 U19에서 성장한 뒤 2010년 2군으로 승격했지만 1군에서는 스벤 울라이히에게 막혀 기회를 얻지 못했다. 커리어의 전환점은 08/10/2011 바이어 레버쿠젠 임대였다. 당시 주전 골키퍼 레네 아들러의 부상으로 급하게 기회를 얻은 19세 레노는 분데스리가 데뷔 직후 세 경기 연속 클린시트를 기록했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어린 나이에 선발로 나서며 단숨에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레버쿠젠은 불과 몇 달 만에 약 €8m을 투자해 완전 영입했고, 레노는 이후 7시즌 동안 구단의 확고한 No.1으로 뛰며 공식전 304경기와 100번의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레버쿠젠에서의 꾸준함을 인정받은 레노는 07/01/2018 €25m에 아스날로 이적했다. 첫 시즌부터 페트르 체흐와 경쟁해 주전 자리를 차지했고, 우나이 에메리와 미켈 아르테타 체제에서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슈팅 스토퍼로 평가받았다. 특히 2019/20시즌에는 불안정한 수비진 뒤에서 많은 결정적 선방을 기록하며 구단 올해의 선수 투표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21/22시즌 아론 램스데일이 합류하면서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꾸준한 출전을 위해 08/02/2022 풀럼으로 이적했다. Transfermarkt 기준 기본 이적료는 €3.6m이었으며 성과 조건에 따라 추가 금액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였다.
풀럼 이적은 레노의 커리어를 다시 안정시킨 선택이 됐다. 승격팀의 주전 골키퍼로 즉시 자리 잡은 뒤 첫 세 시즌 모두 구단 올해의 선수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오랜 기간 쌓은 경험과 높은 선방 능력으로 풀럼 수비의 마지막 안전장치 역할을 맡았고, 12/13/2023에는 계약을 06/30/2027까지 연장했다. 풀럼은 계약을 추가로 1년 연장할 수 있는 옵션도 보유하고 있다. 2026/27시즌에도 등번호 1번을 달고 주전으로 출발했으며 시즌 초반 5경기에서 16세이브와 1클린시트를 기록하고 있다. 2026년 6월 기준 Transfermarkt 시장가치는 €6m이다.
레노의 가장 큰 강점은 여전히 순수한 슈팅 스토핑이다. 슈팅 순간까지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고 기다린 뒤 빠른 반응으로 양쪽으로 몸을 던지는 능력이 뛰어나며, 특히 가까운 거리에서 방향이 바뀌는 슈팅에 대한 반사신경이 좋다. 190cm로 현대 골키퍼 가운데 압도적으로 큰 체격은 아니지만 안정적인 기본 자세와 발놀림으로 골문을 넓게 커버한다. 낮게 깔리는 슈팅에서도 손을 빠르게 내려 공을 쳐내고, 세컨드볼이 위험 지역에 떨어지지 않도록 옆으로 밀어내는 기술이 안정적이다.
일대일 상황에서는 공격수에게 성급하게 달려들기보다 거리를 좁히면서 슈팅 각도를 줄이는 데 능하다. 공격수가 마지막 터치를 길게 가져가면 빠르게 전진해 몸을 크게 만들고, 슈팅 타이밍까지 기다리면서 반응한다. 수년간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며 다양한 유형의 공격수를 상대해온 경험 덕분에 상황 판단이 안정적이다. 수비 라인이 무너져 결정적인 기회를 허용하는 경기에서도 한두 번의 선방으로 팀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 레노의 가장 큰 가치다.
발밑 능력은 커리어 초반보다 크게 발전했다. 짧은 빌드업에서 센터백에게 패스를 연결하고 압박을 받았을 때 반대편 풀백이나 미드필더를 찾을 수 있으며, 오른발 장거리 킥으로 빠르게 공격 방향을 전환하기도 한다. 다만 에데르송이나 마누엘 노이어처럼 골키퍼가 사실상 추가 필드 플레이어가 되어 공격을 설계하는 수준의 플레이메이커형 골키퍼는 아니다. 강한 전방 압박을 받을 때는 위험한 짧은 패스보다 안전한 롱킥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공중볼에서는 경험과 위치 선정으로 안정성을 유지하지만 적극적으로 페널티박스 전체를 장악하는 초공격적인 골키퍼는 아니다. 크로스의 궤적이 확실할 때는 앞으로 나와 잡거나 펀칭하지만, 혼잡한 상황에서는 골라인 주변을 지키며 슈팅에 대비하는 선택도 자주 한다. 스위퍼 역할 역시 마찬가지다. 수비 라인 뒤 공간을 읽고 필요한 순간에는 박스 밖까지 나오지만 노이어처럼 지속적으로 높은 위치를 유지하며 공격적으로 차단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34세에 접어든 현재 폭발적인 신체 능력은 전성기보다 조금씩 감소할 수밖에 없지만, 골키퍼에게 중요한 위치 선정과 경험, 슈팅 예측 능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독일 대표팀에서는 마누엘 노이어, 마르크안드레 테어슈테겐과 같은 세계적인 골키퍼들과 경쟁하면서 A매치 9경기에 출전했다. 최근에는 2027년 여름 마누엘 노이어 이후를 준비하는 바이에른 뮌헨의 경험 많은 골키퍼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현재 레노는 화려한 스위퍼 키퍼보다는 안정적인 선방과 경험을 통해 승점을 지켜내는 전통적인 슈팅 스토퍼에 가까우며, 단기간 즉시 전력감이 필요한 팀에는 여전히 높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골키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