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가 프리미어리그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했다. 주된 내용은 프리미어리그의 ATP (Associated Party Transaction) 규정이 클럽으로써의 발전을 저지하는 규정이며 자신들이 그 규정으로 인한 ‘차별’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ATP 규정이란 구단 소유주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기업으로부터의 스폰서쉽을 제한하는 규정이다. 모든 스폰서쉽은 공정시장가액 (Fair Market Value)로 금액이 책정되어야 하며 클럽 소유주와 연관된 기업으로부터 지나치게 부풀려진 스폰서쉽을 제공받는것을 막기 위한것이다. 만약 그런 규정이 없다면 구단과 연관된 스폰서들로부터 제한없이 그들이 원하는 만큼 높은 스폰서 계약을 체결할 수 있고, 그것은 그들이 PSR (Profit and Sustainability Rules) 규정에 따라 지출할 수 있는 금액을 증가시킬것이다. 사실상 PSR 규정의 의미가 사라지는 셈이다. PSR 규정은 UEFA의 FFP 규정과 동일한 프리미어리그의 규정으로 3년간 최대 1억 500만 파운드의 손실까지만 볼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규정이다.
ATP 규정은 작년 11월 사우디 아라비아 공공 투자기금의 뉴캐슬 인수를 둘러싼 우려속에 처음 제기 되었었으나 당시에는 부결되었었다. 하지만 2월에 치러진 재투표에서는 통과에 필요한 최소 14표를 받아 통과되었지만, 만장일치는 아니었다. 하지만 시티는 투표 당시에는 스폰서쉽 규정 변경에 대해 찬성의 뜻을 밝혔지만, 이제와서 그것을 ‘불법적’이라고 주장하며 규정 무효를 요구하고 있다.
맨시티는 이미 프리미어리그측으로부터 115개의 FFP 규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표면적으로 이번 소송은 ATP 규정 무효화를 위한것으로 기소와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만약 이 맨시티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ATP 규정이 무효화가 된다면 그들이 받은 115개의 위반중 상당부분에 대한 혐의점이 풀리게 될것이다. 사우디의 뉴캐슬 인수 당시 그들은 인수 직후 거대한 자본의 유입을 막기 위해 규정 변경에 동의하며 사우디측의 자금 유입을 막았지만, 이제 자신들의 혐의점을 벗기위해 동의했던 규정변경에 대해 무효를 주장하고 있는것이다.
또한 맨시티의 소송으로 인해 애꿏은 하부리그 클럽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 또한 벌어졌다. 프리미어리그는 EFL 클럽들에게 연대 지불금 1억 1청만 파운드와 유소년 육성 자금 4천만 파운드를 지급하고 있었고, 최근에는 ‘New Deal for Football’이라는 명목으로 프리미어리그로부터 6년에 걸쳐 한시즌에 1억 5천만 파운드씩을 추가로 지급하는 프로그램이 진행중이었다. 하지만 맨시티가 소송을 제기한지 불과 몇주후인 3월, 1부리그의 탑 클럽들과의 협상은 결렬되고 말았다. 맨시티의 소송이 승리로 끝나게 된다면 맨시티와 같이 거대 스폰서를 등에 업은 클럽들과 경쟁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이 필요해질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하부리그 지원을 위해 자금을 내놓을 여력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미 10~12개의 클럽들이 프리미어리그측의 입장을 지지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것으로 알려졌고, 프리미어리그측은 맨시티를 제외한 나머지 19개의 클럽들에게 증인 출석을 요청한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은 맨시티가 다음 시즌을 앞두고 선수 영입 자금 투입을 위해 스폰서쉽 계약을 갱신할것을 우려해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청문회를 열길 원하고 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프리미어리그의 운영에는 큰 변화가 일어날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소송에서 맨시티가 패배하고 현재 기소된 115개의 PSR 규정 위반 혐의로 인해 큰 징계를 받게 된다면 맨시티가 슈퍼리그 창설에 힘을 보태는 쪽으로 돌아설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애초에 맨시티는 슈퍼리그 창설에 회의적인 입장이었지만, 만약 본인들에게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간다면 비즈니스적인 결정을 내려야할 수도 있다.
청문회는 다음주 월요일부터 약 2주에 걸쳐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