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본 펜웨이 스포츠 그룹(FSG)이 구단을 인수한 이후, 리버풀은 단순히 더 많은 돈을 쓰기보다는 경쟁자들보다 한 발 앞서 생각하는 이적 전략을 고수해왔다.
무작정 거액을 투자하는 대신, 가치가 정점에 오른 자원을 적절한 시점에 매각해 재투자하는 방식이다. 이 전략 덕분에 리버풀은 원하는 영입 타깃의 자금을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구조를 만들어왔다.
또한 “떠나고 싶어하는 선수는 붙잡지 않는다”는 원칙은 선수단의 빠른 순환을 가능하게 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높은 이적료 협상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정책은 2025년 여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리버풀은 Florian Wirtz와 Alexander Isak을 영입하며 프리미어리그 이적료 기록을 두 차례 경신했다.
대형 투자가 이뤄졌지만, 동시에 굵직한 매각을 병행하며 재정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균형을 유지했다.
그렇다면 리버풀 역사상 가장 높은 금액에 매각된 선수들은 누구일까. FootballTransfers가 집계한 ‘리버풀 역대 최고 이적료 매각 TOP 10’을 살펴본다.

10. 사디오 마네 – 3200만 유로
➡️ 바이에른 뮌헨
사디오 마네는 2022년 여름, 3,200만 유로의 이적료로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하며 안필드에서의 화려한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 거래는 다소 의외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적 직전까지도 마네의 경기력은 여전히 정점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는 리버풀이 리그컵과 FA컵을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으며, 같은 해 세네갈 대표팀을 이끌고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을 차지하며 발롱도르 후보로 거론될 만큼 위상을 끌어올렸다.
리버풀에서의 기록은 120골. 위르겐 클롭 체제 황금기의 상징과도 같은 숫자다.
그러나 바이에른에서의 시간은 기대만큼 순탄하지 않았다. 부상과 팀 내 적응 문제 속에 영향력이 제한됐고, 결국 단 1년 만에 팀을 떠났다. 이후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Al-Nassr로 이적하며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리버풀 입장에서 마네의 매각은 상징성과 경기력을 동시에 잃는 결정이었지만, 계약 상황과 재정 균형을 고려했을 때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받는다.

09. 사비 알론소 – 3,450만 유로
➡️ 레알 마드리드
2009년 여름, 사비 알론소는 3,450만 유로의 이적료로 안필드를 떠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로 향했다. 계약이 2012년까지 남아 있었기에 잔류가 유력하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결국 이적은 현실이 됐다.
당시 주장 스티븐 제라드는 알론소의 이적에 대해 “망연자실했다”고 밝힐 정도로 팀 내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알론소는 2005년 리버풀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당시 결승전에서 득점을 기록하며 기적 같은 ‘이스탄불의 밤’을 완성한 주역 중 한 명이었다. 이후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또 한 번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이른바 ‘라 데시마’로 불리는 통산 10번째 우승 시즌의 일원이었지만, 결승전은 징계로 결장했다.
그는 2014년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며 선수 경력의 또 다른 장을 열었다.
리버풀 입장에서는 황금기 중원의 핵심을 잃은 아쉬운 이적이었지만, 재정적으로는 당시 기준 상당한 규모의 매각이었다.

08. 자렐 콴사 – 3,500만 유로
➡️ 바이엘 레버쿠젠
리버풀 유스 출신 자렐 콴사는 위르겐 클롭 감독의 마지막 시즌에서 가장 큰 발견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수비와 침착한 빌드업 능력으로 주전 경쟁에 뛰어들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아르네 슬롯 체제에서는 상황이 급변했다. 부임 후 첫 경기에서 전반 종료와 동시에 교체된 데 이어 공개적인 비판까지 받으며 신뢰를 얻지 못했다. 결국 2024/25시즌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동안 그는 제한적인 역할에 머물렀다.
출전 기회를 찾아야 했던 콴사는 2025년 여름 3,500만 유로의 이적료로 레버쿠젠에 합류했다. 이적 후 몇 달 만에 잉글랜드 대표팀에 발탁되며 잠재력을 입증했다.
리버풀은 향후 재영입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 계약에 바이백 조항을 포함시켰다. 유망주 매각이지만, 장기적인 선택지를 남겨둔 전략적 거래였다.

07. 파비뉴 – 4,670만 유로
➡️ 알-이티하드
파비뉴는 리버풀 전성기 시절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다. 중원에서의 압도적인 수비 범위와 공수 연결 능력은 위르겐 클롭 체제의 핵심이었고, 2019/20시즌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22년을 기점으로 경기력이 서서히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의 부진은 팀 전반의 흔들림과 맞물렸고, 리버풀은 2022/23시즌 결국 톱4 밖으로 밀려났다.
이적설이 수주간 이어진 끝에, 파비뉴는 2023년 여름 4,670만 유로의 이적료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이티하드로 이적했다. 같은 시기 팀 동료였던 조던 헨더슨 역시 사우디 프로리그로 향하며 리버풀 중원의 한 시대가 막을 내렸다.
전성기 기준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결별이었지만, 리버풀은 상당한 금액을 회수하며 세대교체 자금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06. 다르윈 누녜스 – 5,300만 유로
➡️ 알-힐랄
우루과이 대표팀 공격수 다르윈 누녜스는 리버풀에서 보낸 3년 동안 ‘수수께끼 같은 존재’였다. 압도적인 피지컬과 폭발적인 스피드를 갖췄지만, 스트라이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침착함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정력의 기복은 결국 발목을 잡았다. 8,500만 유로에 영입된 그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안필드에서 ‘실패한 대형 영입’이라는 평가를 피하지 못했다. 다만, 엄청난 활동량과 헌신적인 플레이 덕분에 라커룸과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호감을 얻는 선수였다.
리버풀은 2025년 여름, 누녜스를 5,300만 유로에 알-힐랄로 이적시키며 초기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리야드에서의 도전은 순탄하지 않았다. 합류 6개월 만에 카림 벤제마 영입을 위해 사우디 프로리그 등록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그의 사우디 생활은 빠르게 악몽으로 변했다.
리버풀 입장에서는 기대에 못 미친 영입이었지만, 재정적으로는 손실을 최소화한 정리 수순이었다.

05. 페르난도 토레스 – 5,850만 유로
➡️ 첼시
2011년 1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분주했던 겨울 이적시장 중 하나에서 리버풀은 간판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를 라이벌 첼시에 매각했다. 이적료는 5,850만 유로로 당시 영국 내 최고 이적료 기록이었으며,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비싼 선수가 됐다.
그러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의 시간은 순탄치 않았다. 토레스는 첼시 데뷔골을 넣기까지 903분이 걸렸고, 한 시즌 리그 8골 이상을 기록하지 못하며 리버풀 시절의 폭발력을 재현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는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FC Barcelona를 상대로 결정적인 골을 터뜨리며 첼시의 우승 여정에 기여했다. 이후 그는 친정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복귀했다.
리버풀 입장에서는 상징적인 공격수를 경쟁 구단에 내준 거래였지만, 재정적으로는 거대한 수익을 남긴 매각이었다.

04. 라힘 스털링 – 6,370만 유로
➡️ 맨체스터 시티
라힘 스털링은 이적 전부터 맨체스터 시티의 여러 차례 제안을 받았고, 결국 옵션을 포함해 최대 6,370만 유로에 달하는 금액으로 매각됐다.
2014년 리버풀이 아쉽게 리그 우승을 놓쳤던 시즌, 그는 핵심 자원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당시 나이 20세에 불과했던 만큼, 맨시티의 투자는 상당한 모험으로 평가됐다.
이후 스털링은 펩 과르디올라 체제에서 유럽 최고의 윙어 중 한 명으로 성장하며 수차례 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2022년에는 Chelsea FC로 이적하며 또 한 번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았다.
리버풀로서는 유망주를 잃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구단 재정 구조를 강화하는 데 기여한 거래였다.

03. 루이스 디아스 – 7,000만 유로
➡️ 바이에른 뮌헨
콜롬비아 대표팀 공격수 루이스 디아스는 2022년 1월 4,900만 유로에 FC 포르투를 떠나 리버풀에 합류했다. 합류 초기에는 기대에 비해 공격 포인트 생산이 꾸준하지 못하며 다소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24년 아르네 슬롯 감독이 위르겐 클롭의 뒤를 이어 부임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디아스는 공격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고, 2024/25시즌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끄는 핵심 자원으로 맹활약했다. 이는 그의 안필드 마지막 시즌이 됐다.
전성기를 맞은 시점에서 리버풀은 결단을 내렸다. 28세의 디아스를 7,000만 유로에 바이에른 뮌헨으로 매각하며 최대 가치를 실현했다. 그는 독일에서도 뛰어난 폼을 이어가며 이적료 이상의 가치를 증명했다.
리버풀 입장에서는 전력 손실이었지만, 타이밍과 금액 면에서는 이상적인 매각이었다.

02. 루이스 수아레스 – 8,170만 유로
➡️ FC 바르셀로나
페르난도 토레스의 대체자로 영입된 루이스 수아레스는 안필드에서 단숨에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성장했다. 꾸준한 득점력을 보였지만, 특히 2013/14시즌에는 리그 31골 11도움을 기록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로 도약했다.
리버풀은 그 시즌 준우승에 그쳤지만, 수아레스의 활약은 압도적이었다. 결국 그의 기량은 바르셀로나의 관심을 끌었고, 2014년 여름 8,170만 유로의 이적료로 스페인 무대로 향했다.
바르셀로나에서 그는 195골 96도움을 기록하며 ‘MSN’ 트리오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와 함께 유럽 축구를 지배한 공격 라인의 중심이었다.
2020년에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해 첫 시즌 만에 라리가 우승을 이끌며 다시 한 번 존재감을 과시했다.
리버풀로서는 최고의 공격수를 잃은 이적이었지만, 재정적으로는 구단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매각 중 하나로 남아 있다.

01. 필리페 쿠티뉴 – 1억 3,500만 유로
➡️ FC 바르셀로나
필리페 쿠티뉴의 캄 노우 이적은 여전히 축구 역사상 가장 비싼 이적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몇 주에 걸친 추격 끝에 바르셀로나는 네이마르가 PSG로 떠난 이후 그 대체자로 쿠티뉴를 낙점했다. 초기 제안은 거절됐고, 쿠티뉴는 결국 이적 요청서를 제출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의 바르셀로나행은 2018년 1월 성사됐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9/20시즌에는 FC 바이에른 뮌헨으로 임대됐고, 챔피언스리그에서 친정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교체 출전해 두 골을 넣는 아이러니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후 다시 스페인으로 복귀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잦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고, 리버풀 시절의 날카로운 창의성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았다. 바르셀로나에서 106경기 25골에 그친 그는 결국 아스톤 빌라로 이적하며 스페인 생활을 마무리했다.
리버풀 입장에서는 역사상 최대 매각이었고, 이후 버질 반 다이크와 알리송 베케르 영입으로 이어진 재투자의 출발점이었다. 쿠티뉴 이적은 리버풀의 ‘스마트 셀링’ 전략을 상징하는 대표적 사례로 남아 있다.

